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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압구정에 있는 회사를 다녔어요.
목에 건 사원증과 브랜드 카페의 테이크아웃 잔은 왠지 낯선 이 도시가
조금이나마 나와 어울리는 듯한 소속감을 들게 해 주었어요.
잦은 야근과 긴 출퇴근 시간..
하루에도 몇 잔이고 커피를 먹어야 버틸 수 있었고
일회용 컵은 피곤에 찌들었던 저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소비였어요.
텀블러가 유행일 때 한 개쯤 선물로 받았지만
회사의 탕비실에 수도 시설이 없어
화장실에서 설거지하는 게 찝찝하다고 느꼈던 터라 찬장에 처박아 두기만 했었죠
하루에도 3~4번씩 버린 컵이 모두 재활용이 안된다는 걸 전혀 몰랐어요.
결혼을 하고
누군가에 미뤘던 재활용 분리수거를 해보게 되면서
나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얼만큼의 쓰레기를 생산하게 되는지
처음 인지 하게 되었어요.
플라스틱 대란을.. 코로나 19를.. 기후 변화를 몸소 느끼며
과연 내가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을까??
지구가 종말 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당연히 주어졌던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작은 것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은 너무나도 사랑하는 테이크아웃 잔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텀블러를 이용해서 말이죠.
3년째 루나군은 집에서 내린 커피를 들고 출근을 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 때 직접 만든 레몬청과 탄산수 제조기로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며 레모네이드를 먹고 있어요.
데이트의 날(요새는 못하지만ㅠㅜ)
영화를 볼 때도 레모네이드와 감자튀김, 팝콘을 집에서 튀겨서 가져간답니다.
이런 사소한 습관으로
많은 것이 바뀌지 않아요.
주변에 시장이 없는 터라 여전히 저는 마트에서 많은 쓰레기를 사 오며
엄마에 노력에도 아이들은 파는 음료수가 더 맛있어하고 사달라고 떼를 쓰곤 합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작은 노력을 하는 걸
적어도 우리 아이들은 지켜본다는 걸 아니까요.
오늘도 저는 텀블러를 세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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