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준비하는 동안 루나군이 이직을 하게 되었어요. 원래도 루나군이 야근도 많고 제가 다니던 회사 근처는 너무나도 집값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쌌기에 루나군 회사 근처에 10평대 아파트 신혼집으로 점찍어 놓았는데. 이직하게 된 회사가 루나군 본가와 가깝고 제가 다니는 회사는 출근길은 조금 길어지지만 환승 없이 바로 갈 수 있는 지하철이 있었어요. 또 어머님 아버님은 새로운 인생 2막으로 고향땅에 귀농 준비 중이셨어요. 아마도 같이 지내더라도 1년 정도 그마저도 주말에는 귀농 준비로 내려가시기에 어머님께서 짧게나마 같이 살아보자 하셨어요. 친구들도 부모님도 모두 말렸어요. 근데 전 왜인지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남자의 근본인 부모님이 나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저는 그리 여유롭지 않은 집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적 4 식구가 18평 정도 되는 집에서 살았는데 그나마도 거실에 보일러가 안 돌아가는 집이었습니다. 나만의 공간을 가져보지 못해서인지 저는 유독 공간에 욕심이 많았어요. 박스로 집을 만든다던지 장롱 안에 들어가 혼자 공상하는 걸 좋아했어요. 조경학을 공부하고 회사에 다니다 보니 조그마한 정원이 있는 나의 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그 꿈은 너무 막연했어요. 그 시절 저는 사회 초년생으로 1년을 열심히 모아야 겨우 1000만 원을 모았어요. 현실감 없는 집값을 보며 집이라는 주제의 이야기가 나오면 습관적으로 언젠간 이라고 말을 덧붙였였고 장난스럽게 농담 인척을 했어요. 사실 포기를 했던걸 지도 모르겠습니다. 루나군은 참 재미없는 사람이에..
일주일 전 밤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이제 밤잠을 청할 때 이불속에서 얼굴만 빼꼼 내민 쿠앙이가 질문했어요. "엄마 코로나는 어쩌다 생긴 거야?" 이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한 점은 두 가지였어요. 첫째로는 이렇게 말을 잘하는 쿠앙이에게 내가 이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지난 1년간 쿠앙이는 많은 것이 바뀌고 많은 것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오랜 기간 쿠앙이 쿠웅이는 어린이집을 못 갔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어요. 제가 불안해서 큰 어린이집을 다니던 쿠앙이를 작은 어린이집으로 옮겼는데 그러면서 제일 친한 친구랑 떨어지게 되었어요. 코로나19 발생 초반에 알 수 없는 이 바이러스가 극심한 공포로 다음엔 완전히 바뀐 생활환경으로 나를 초조하게 했고 "너 마스크 안 쓰고 나가다가 ..
친구에게 "넌 어떤 계기로 결혼을 맘먹었어?" 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한참 곰곰히 생각해보니 휴가기간을 루나군이랑 맞췄는데 매일 있는 서울은 아깝게 느껴져 나는 부산 이모댁에 루나군은 부산 사시는 할머니 댁에 놀러 간 다음에 낮에는 만나서 데이트하자! 라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어요. 그 과정에서 엄마한테 별생각 없이 말한 게 주말에 루나군이 집으로 초대되었고 갑자기 상견례 자리가 잡아졌으며 어느새 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답니다. 친구에게 "같이 여행 갈려다가 어쩌다 보니 결혼하게 됐어." 라고 대답하려니 뭔가 스토리가 없는 느낌이라 애매합니다. 뭔가 거창한 러브스토리가 있어서 결혼하는 건 아닌가 봐요. (나만 그런가..) www.instagram.com/yealumilu ggommilu.com/11 [결혼일기..
결혼을 얼마 앞둔 평범한 데이트 날이었어요. 청첩장도 돌리고 예식 준비도 마쳤는데 무언가 빠진 느낌이었어요. 결혼을 하면 대부분 "결혼하면~~ 할게 ~~ 해줄게~~"하는 약속을 하나씩 하지 않나요. 근데 루나군은 그런 약속을 일절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물어보면 "약속을 하고 안 지키는 것보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거야" 라고 대답했어요. 무언가 아쉬운 느낌에 어르고 달래어 이 정도는 지킬 수 있지 싶은 약속만 적어보았고 결혼식을 하우스웨딩에 주례 없는 예식을 진행하였던 터라 주례 대신 정리한 약속을 성혼선언문에 적어 모두에게 발표했지요 당시에 사회자가 '지켜질 리 없는 약속'이라면 살짝 농담하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 약속은 지켜지고 있냐고요? 아뇨 루나 군은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저는 매번 다이어트..
작년에는 정말 눈이 별로 안 내려 아쉬웠는데 올해는 눈이 자주 내리고 잘 쌓이는 느낌입니다. 장난꾸러기 쿠앙이와 쿠웅이는 밤에 내리는 눈을 보고 이미 내일 나가 놀 궁리를 하네요. 일어나서 아점을 먹고 같은동네 지인과 눈놀이를 하러 떠납니다. 이럴 때 참 서울에 살지 않아 다행입니다.(못사는거지만;ㅁ;) 그렇게 번잡하지 않는 도시에 살고 있다 보니 이렇게 아무도 없는 작은 공원을 점령할 수 있네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기엔 참 다행이죠~ 지인이 요즘 없어서 못 산다는 눈썰매와 스노우볼메이커(눈집게)를 가져왔어요. 요즘 SNS에서 핫하다지요? 눈을 모아서 펴면 귀여운 캐릭터들이 뿅~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신난 건 안 비밀 아이들은 양동이로 엘사가 사는 성을 만듭니다. (부수는 게 반이지만요 ㅋㅋ~) 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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